건강검진 결과표를 받고 나서 처음에 어디서부터 봐야 할지 막막한 경험, 한 번쯤 있으실 겁니다. 숫자가 빽빽하게 적혀 있고, 기준치라는 게 있는데 내 숫자가 높은 건지 낮은 건지, 높으면 나쁜 건지 낮으면 나쁜 건지도 항목마다 달라서 처음엔 어디서부터 봐야 할지 감이 안 잡힙니다.
저도 처음 결과표를 받았을 때 그냥 "정상"이라는 글자가 많으면 됐다 싶어서 대충 넘겼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정상B'는 그냥 정상이 아니라 주의가 필요한 단계였고, 몇 가지 수치가 경계에 걸쳐 있었는데 그걸 못 보고 지나쳤던 겁니다. 그때부터 결과표를 제대로 읽는 방법을 찾아봐야지하고 생각했었고, 이 글은 그 내용을 정리한 겁니다.
2026년부터 국가건강검진 실시기준이 일부 개정되어 새로운 항목이 추가됐습니다. 올해 결과표를 받으신 분들이라면 이전과 조금 달라진 부분이 있으니 참고하면서 읽어보세요.

먼저 판정 구분부터 이해해야 합니다
결과표를 펼쳤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게 각 항목 옆에 적힌 판정 결과입니다. 이걸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나머지를 아무리 봐도 의미가 없습니다.
국가건강검진의 판정 체계는 이렇게 구성됩니다.
| 판정 구분 | 의미 | 다음 단계 |
| 정상A | 건강한 상태 | 다음 검진까지 유지 |
| 정상B | 경계 수치, 주의 필요 | 생활습관 개선 + 추적 관찰 |
| 질환의심 | 질환이 의심되는 수치 | 병원 방문 후 확진 검사 필요 |
| 유질환자 | 이미 해당 질환 진단 이력 있음 | 지속적 치료 및 관리 |
여기서 많은 분들이 놓치는 게 '정상B'입니다. "정상"이라는 글자가 있으니 괜찮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정상B는 정상 범위 내에 있지만 경계에 가까운 수치라는 의미입니다. 그냥 두면 질환의심이나 실제 질환으로 넘어갈 수 있는 단계입니다. 정상B를 받은 항목이 있다면 특히 주의 깊게 봐야 합니다.
'질환의심'은 확진이 아닙니다. 결과표를 지참하여 가까운 병의원을 방문해 확진 검사(2차 검사)를 받으시길 권장합니다. 질환의심을 받고 놀라서 큰 병원부터 찾는 분들이 있는데, 일단 동네 내과나 가정의학과를 방문해서 확진 검사를 받는 것이 순서입니다.
순서 1 - 혈압부터 확인합니다
결과표에서 가장 먼저 볼 항목은 혈압입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혈압은 다른 수치들과 연결되는 핵심 지표이고, 측정 당일 컨디션에 따라 수치가 달라질 수 있어서 맥락을 이해하는 게 중요합니다.
📊 혈압 수치 판정 기준 (2026년 기준)
| 판정 | 수축기(위) | 기준 | 이완기(아래) |
| 정상 | 120 미만 | AND | 80 미만 |
| 주의혈압 | 120~129 | AND | 80 미만 |
| 고혈압 전단계 | 130~139 | OR | 80~89 |
| 1기 고혈압 | 140~159 | OR | 90~99 |
| 2기 고혈압 | 160 이상 | OR | 100 이상 |
수축기(위의 숫자)와 이완기(아래의 숫자)를 함께 봐야 합니다. 둘 중 하나만 기준을 초과해도 해당 단계로 분류됩니다. 검진 당일 긴장하거나 빠르게 걸어온 직후에 측정하면 수치가 높게 나올 수 있으니, 결과표의 혈압이 높게 나왔다면 가정에서 다시 여러 번 측정해보는 게 좋습니다.
순서 2 - 혈당 수치를 봅니다
혈압 다음으로 볼 항목은 혈당입니다. 2026년부터 국가건강검진에서 당뇨 의심 판정자를 대상으로 당화혈색소 검사가 확진 검사 항목으로 추가됐습니다.
공복혈당은 전날 음식 섭취나 컨디션에 따라 수치가 들쭉날쭉할 수 있지만, 당화혈색소는 최근 2~3개월간의 평균 혈당치를 나타내기에 훨씬 정확합니다.
▣ 혈당 판정 기준
| 구분 | 공복혈당 수치 | 판정 |
| 정상 | 100mg/dL 미만 | 정상A |
| 공복혈당장애 | 100~125mg/dL | 정상B 또는 질환의심 |
| 당뇨병 의심 | 126mg/dL 이상 | 질환의심 |
공복혈당이 100~125mg/dL 사이라면 당뇨병 전단계입니다. 이 구간이 정상B로 표시되는 경우가 많은데, 방치하면 당뇨병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식습관과 운동 습관을 지금 바꾸면 정상 범위로 돌아올 수 있는 단계이기도 합니다.

순서 3 - 콜레스테롤과 이상지질혈증 확인
당뇨는 고혈압,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과 함께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심혈관 질환의 핵심 원인이 됩니다. 그래서 혈당을 봤다면 바로 이어서 콜레스테롤 수치를 확인해야 합니다.
결과표에서 콜레스테롤 항목을 보면 숫자가 여러 개 나옵니다.

헷갈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LDL은 낮아야 좋고, HDL은 높아야 좋습니다. LDL이 높으면 혈관에 쌓이는 나쁜 콜레스테롤, HDL은 혈관 청소를 돕는 좋은 콜레스테롤이라고 기억하면 됩니다.
총콜레스테롤이 200 미만이라도 LDL이 높거나 HDL이 낮으면 주의가 필요합니다. 총콜레스테롤 수치만 보고 안심하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순서 4 - 신장 기능 수치 (크레아티닌, 사구체여과율)
신장 기능 항목은 많은 분들이 그냥 넘기는 부분인데, 신장 질환은 초기에 증상이 거의 없어서 결과표가 유일한 경고 신호인 경우가 많습니다.
▣ 신장 기능 주요 지표
| 항목 | 정상 범위 | 확인 포인트 |
| 크레아티닌 | 남 0.7~1.2 / 여 0.5~1.0 mg/dL | 높을수록 신장 기능 저하 |
| 사구체여과율(eGFR) | 60 이상 | 낮을수록 신장 기능 저하 |
| 요단백 | 음성(−) | 양성이면 신장 이상 가능성 |
사구체여과율이 60 미만이면 만성 신장 질환 가능성이 있습니다. 요단백 양성이 나왔을 때 단순한 오류로 넘기는 경우가 있는데, 반드시 추가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습니다.
순서 5 - 간 기능 수치 (AST, ALT, 감마지티피)
직장인들에게 특히 신경 쓰이는 항목입니다.

AST와 ALT는 간세포가 손상될 때 혈액으로 나오는 효소입니다. 높을수록 간에 부담이 있다는 신호입니다. 감마지티피는 음주, 약물, 지방간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술을 많이 마시거나 지방간이 의심될 때 이 수치가 올라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 2026년 새로 추가된 항목 - 폐기능 검사
2026년부터 폐기능 검사가 신설되어 56세, 66세가 되는 사람이 대상입니다. 올해 56세 또는 66세가 되는 분들은 결과표에 폐기능 검사 결과가 새로 포함되어 있습니다.
폐기능 검사 결과에서 FEV1/FVC 비율이 70% 미만이면 폐쇄성 폐질환 가능성이 있다는 신호입니다. 흡연 중이거나 미세먼지 노출이 많은 분들은 특히 주의해서 봐야 하는 항목입니다.

결과표를 받고 나서 해야 할 것들
결과를 확인했다면 다음 단계가 있습니다.
• 질환의심 판정을 받은 경우
일반건강검진 결과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폐결핵, 우울증 또는 조기정신증, C형 간염 질환의심자는 확진 검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확진 검사는 국가에서 비용을 일부 지원합니다. 결과표를 들고 동네 내과나 가정의학과에 가면 됩니다.
• 정상B 항목이 있는 경우
당장 병원에 가야 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방치하면 안 됩니다. 해당 항목과 연관된 생활습관(식단, 운동, 음주, 수면)을 점검하고 다음 검진에서 수치가 어떻게 변했는지 추적하는 게 중요합니다.
• 결과표 보관
확진 검사 시 1차 건강검진 결과표(질환의심 판정서)를 반드시 지참해야 합니다. 결과표는 버리지 말고 보관해두세요. 공단 홈페이지나 건강IN 앱에서도 디지털로 조회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 다룬 건 건강검진 결과표 전체가 아닙니다. 처음 결과표를 받았을 때 어디서부터 봐야 할지 모르는 분들을 위해 주요 항목을 순서대로 정리한 것입니다. 실제 결과표에는 이 외에도 더 많은 항목이 있고, 개인 건강 상태에 따라 주의 깊게 봐야 할 부분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올해 결과표가 있다면 이 글을 출발점 삼아 한 번 펼쳐보세요. 큰 흐름을 이해하고 나면 나머지 항목들도 훨씬 수월하게 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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